제 768 호 상명 또래상담자 양성 교육, 상담자로의 발돋움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이 일상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고민과 감정을 AI에게 털어놓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2025년 6월, 생성형 AI를 주 4일 이상 사용하는 19~29세 대학(원)생과 직장인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4.5%가 AI를 통한 심리상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일상적인 고민부터 인간관계와 진로에 대한 고민까지 AI와 나누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처럼 상담의 방식도 변화하고 있지만, 대학에서는 학우 간의 대화와 공감을 바탕으로 서로의 대학생활을 돕는 또래상담 활동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우리 대학 학생상담센터 역시 학생들의 심리적 어려움을 살피고 건강한 대학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개인상담, 심리검사, 집단상담 등 다양한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중 ‘상명또래상담’은 교육을 이수한 학우가 또래의 이야기를 듣고 고민을 나누며 대학생활 적응과 정서적 지지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도 새로운 또래상담자들이 교육 과정을 거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2026학년도 또래상담자 모집 포스터 (사진: 상명대학교 학사공지)
학우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상명또래상담’
우리 대학 학생상담센터는 지난 5월 7일부터 서울캠퍼스 재학생을 대상으로 2026학년도 ‘상명또래상담‘에 참여할 또래상담자를 모집했다. 모집 인원은 15명 내외로, 선발된 학생들은 또래상담자로 활동하기 위한 교육과 실습 과정을 거치게 된다.
또래상담은 학우에게 먼저 다가가 관계를 형성하고, 고민을 진심으로 들어주며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도록 상담 역량을 기르는 활동이다. 학생상담센터에서는 또래상담 과정에서 필요한 관계 증진 방법을 비롯해 적극적 경청과 공감, 기본적인 대화 전략, 문제 해결과 중재 방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올해 양성과정은 지난 6월 17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기본교육을 시작으로 심화집단상담, 또래상담 활동, 또래상담 멘토링 등의 순서로 마련됐다. 기본교육 이후에는 오는 12월까지 실제 또래상담 활동과 멘토링이 이어진다. 학생들은 교육 과정에서 상담자와 내담자의 역할을 경험하며 상담에 필요한 기본적인 태도와 대화 방식을 익히고, 이후 실제 또래와의 소통 과정에 이를 적용하게 된다.
프로그램 참여에 따른 지원도 마련돼 있다. 기본교육 12회기를 이수한 학생에게는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의 또래상담 수료증이 제공되며, 교육과 활동 등 전 과정을 이수한 학생에게는 상명또래상담 수료증이 수여된다. 단계별 활동에 따라 비교과 마일리지도 받을 수 있다.
프로그램 참여 중인 또래 상담자들의 마음가짐
▲상명또래상담자 실습 모습 (사진: 또래상담 동아리 회장 제공)
그렇다면 직접 교육을 받고 또래상담자로 활동하는 학우들은 이 프로그램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2026학년도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게임 전공 25학번 김혜진 학우와 2025학년도 프로그램에 참여한 게임 전공 23학번 이유진 학우, 생명공학과 23학번 김태규 학우를 만나 그 마음가짐을 들어보았다.
세 학생 모두 상담 동아리 부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양성교육에 참여한 계기로 비교과 마일리지 혜택과 상담 실력 향상 등을 꼽았다. 2026학년도의 프로그램에 대해서 김혜진 학우는 “조로 나누어 다양한 활동을 하였으며, 상담자와 내담자로 역할을 나누어 상담을 여러 양식에 맞추어 진행하였다”고 설명하였다. 2025학년도의 프로그램 또한 기초 이론 교육받은 이후 간단한 실습을 거쳐 집단 상담을 진행하였다고 답변하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교육으로는, 김태규 학우는 “내담자가 문제해결 방법에 대해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이유진 학우는 “2학기 실습 과정”을 선정했다.
다음으로는 인공지능 시대와 관련된 내용으로 또래 상담자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현재 AI로 상담을 진행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그럼에도 인간 간의 상담이 실효성이 있고, 가치가 있을까. 김혜진 학우는 “사람의 음성과 공감의 깊이는 AI가 대체할 수 없다”고 하였고, 이유진 학우는 “사람과 직접 대화하고 상담을 하면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태규 학우는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인 인간의 감정이 존재하는 한 인간 간의 상담, 또래 간의 상담은 언제나 가치 있을 것”이라며 또래 상담의 본질에 대해 논하였다.
교육을 받은 후, 이유진 학우는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나누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으며,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했다. 김태규 학우는 “상담이 어려운 것만은 아니며 대단한 기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상담자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론 교육은 지루할 수 있으나, 실습 과정이 즐겁고 타인에게 공감하고 대화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기에 전반적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인간 간의 상담의 필요성
최근에는 인간과 대화하지 않고, AI에게 상담받는 사람들이 느는 추세이다. 이에 대해 프로그램 교육자는 “AI는 내담자가 듣고 싶어 하는 말만 해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상담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룰 수 없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상담은 내담자와의 대화 속에서 내담자의 요구를 파악하고, 상황이 해결될 수 있도록 요구와 해결 방법을 적절히 제시하는 대화이다. 그런데 이용자의 요구에 맞는 답변만 해주는 AI는, 이용자의 상황 해결까진 도와주지 못한다.
올해 프로그램에서는 인간 간의 상담이 더욱 중요해진 만큼, 이 점을 상담의 궁극적인 목표와 결합한 교육도 진행되었다
인공지능에게 마음까지 맡기지 않는 상명인
이슬아 작가의 책 <끝내주는 인생>에서 저자는 “우리가 과연 보이지 않는 기술에 우리의 마음까지 맡겨도 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끊임없이 발전하는 미래 기술을 늘 비판적인 시선으로 보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상담처럼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고유한 분야마저 맡기게 된다면, ’인간성‘에 대한 경계는 모호해질 것이다.
그런 상황에 대비하여 우리 대학은 매년 상명 또래 상담자를 모집하고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대화와 상담을 통해 인간 고유의 따뜻함을 잊지 않으며 다가올 미래 기술에도 적절히 대비하는 태도. 이것이 상명 또래 상담자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바이다.
이은탁 기자, 조채은 수습기자